아주 오래전에 이름도 처음 들은 낯선 잡지였던 <캠퍼스스타일>에서 글을 써 달라고 해서 6개월 간 글을 올렸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스스로 재즈로 글을 쓸 정도의 전문가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생들에게 가볍게 재즈를 소개한다는 기분을 편하게 글을 썼습니다.
매달 한번인데도 마감일을 맞추기가 왜 그렇게 어렵던지... 마감일 놓치는 작가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된 글인데, 재즈가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싶어 그대로 올려봅니다.

재즈에 관한 오해들
캠퍼스스타일 2002년 10월호
최용석 재즈기획자
7~8년전 쯤 우리나라에서 재즈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다. 차인표가 색소폰을 부는 모습에 여성들은 애간장을 태웠고, 남성들은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다. ‘재즈’라는 타이틀의 드라마가 생겨났고, 카페들의 간판은 하나둘씩 재즈를 표방했다.
그러나 그런 재즈에 관한 환호와 관심은 오랫동안 이어지지 못했다. 지금도 클럽이나 콘서트를 통해 라이브 연주가 이어지고 있고, CF나 영화에서도 재즈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지만, 재즈는 여전히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악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재즈가 일부 상류층에서만 즐기는 고급문화라는 편견이 남아있다.
왜 재즈에 다가가기 어려운 걸까? 재즈에 대해 우리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재즈는 어렵다?
처음에 재즈를 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재즈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재즈도 음악의 한 장르일 뿐이다. 들어서 좋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재즈의 역사나 재즈 화성학, 그 외의 잡다한 지식이 재즈를 듣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그런 것을 모른다고 해도 음악을 듣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요나 클래식을 들을 때 굳이 음악을 공부하지 않는 것처럼, 재즈를 전문적으로 공부할 목적이 아니라면 그냥 재즈를 즐기면 된다. 재즈를 자주 듣고 관심의 끈을 놓지 않다 보면 어느새 재즈에 익숙해지게 된다.
그러나 재즈에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 만큼, 처음에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재즈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전적인 스윙에서부터 최근의 애시드, 퓨전까지 재즈에는 매우 다양한 스타일이 있으며, 처음 듣는 사람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곡이 있는가하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곡들도 있다. 사람마다 다 취향이 있겠지만,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고 보컬이 있는 곡이나 보사노바 등과 같이 초보자들도 듣기 쉬운 곡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다가 점점 다양하게 재즈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좋다. 시작도 하지 않고 재즈가 어렵다는 것은 기지도 못하는 아이가 뛰기 힘들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마음먹기에 따라 재즈를 즐기는 것은 분명 어렵지 않다.
재즈는 비싸다?
재즈를 생각하면 의례 잘 차려 입은 사람들이 양주를 시켜 놓고 라이브 클럽에서 재즈를 듣는 장면이 떠오른다. 어쩌면 ‘재즈는 어렵다’는 편견보다는 ‘재즈는 돈이 많이 든다’는 편견이 재즈에 다가가는 데 더 큰 장애물일지도 모른다.
재즈가 부유한 사람들이나 즐기는 음악이라는 생각은 아마도 TV나 기타 다른 매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들과는 달리 재즈는 매체에서는 접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자신이 직접 음반을 구입하고, 공연을 관람하고, 라이브 클럽에 가야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음악이라는 것이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음반의 경우, 다른 장르보다는 다소 비싸지만 충분히 소장의 가치가 있고, 한두 장씩 모으다 보면 컬렉션의 재미도 남다르다. 또 굳이 CD를 구입하지 않아도 MP3를 이용하여 먼저 들어보는 방법도 있다.(지금은 유튜브로 들으면 된다)
공연의 경우, 다른 공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즉흥연주라는 재즈의 특성상 어느 장르보다 공연에 참여하는 의의가 크다. 또한 국내 뮤지션의 공연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무료로 하는 재즈 공연도 있으므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 JFB(www.jazzfamily.com)와 같은 커뮤니티를 이용하면 단체구매를 통하여 할인된 가격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고, 자체적으로 개최하는 재즈 콘서트에 참가할 수도 있다.(지금은 없어진 커뮤니티로 한때 2만 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커뮤니티였다. 내가 2020년에 창립하여 5년 간 운영했다)
라이브 클럽은 재즈가 비싸다는 인식의 주범이다. 클럽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음식값에 공연에 대한 비용이 포함되어 다른 카페에 비하여 가격이 비싼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맥주 한 잔 하면서 직접 연주를 감상하는 재미는 다른 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공연 티켓을 생각하면 준공연장의 성격을 지닌 라이브 클럽은 오히려 싸다고 말할 수도 있다. 또한 일반인은 가기 힘든 고급스런 클럽이 있는가 하면 입장료만 내고 몇 시간이고 라이브를 볼 수 있는 곳도 있으니 한 번 용기를 내볼만 하다.
다른 음악도 자신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면 비용이 들게 마련이다. 결국 ‘재즈가 비싸다’는 말보다는 ‘재즈는 능동적인 참여를 요구한다’는 말이 적절하다. 작은 말의 차이가 재즈에 대한 오해를 허무는 작은 물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재즈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조금 사라지는가? 재즈는 분명 멋진 음악이다. 지금 한 번 시작해보자. Jazz It Up!
아주 오래전에 이름도 처음 들은 낯선 잡지였던 <캠퍼스스타일>에서 글을 써 달라고 해서 6개월 간 글을 올렸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스스로 재즈로 글을 쓸 정도의 전문가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생들에게 가볍게 재즈를 소개한다는 기분을 편하게 글을 썼습니다.
매달 한번인데도 마감일을 맞추기가 왜 그렇게 어렵던지... 마감일 놓치는 작가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된 글인데, 재즈가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싶어 그대로 올려봅니다.
재즈에 관한 오해들
캠퍼스스타일 2002년 10월호
최용석 재즈기획자
7~8년전 쯤 우리나라에서 재즈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다. 차인표가 색소폰을 부는 모습에 여성들은 애간장을 태웠고, 남성들은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다. ‘재즈’라는 타이틀의 드라마가 생겨났고, 카페들의 간판은 하나둘씩 재즈를 표방했다.
그러나 그런 재즈에 관한 환호와 관심은 오랫동안 이어지지 못했다. 지금도 클럽이나 콘서트를 통해 라이브 연주가 이어지고 있고, CF나 영화에서도 재즈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지만, 재즈는 여전히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악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재즈가 일부 상류층에서만 즐기는 고급문화라는 편견이 남아있다.
왜 재즈에 다가가기 어려운 걸까? 재즈에 대해 우리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재즈는 어렵다?
처음에 재즈를 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재즈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재즈도 음악의 한 장르일 뿐이다. 들어서 좋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재즈의 역사나 재즈 화성학, 그 외의 잡다한 지식이 재즈를 듣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그런 것을 모른다고 해도 음악을 듣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요나 클래식을 들을 때 굳이 음악을 공부하지 않는 것처럼, 재즈를 전문적으로 공부할 목적이 아니라면 그냥 재즈를 즐기면 된다. 재즈를 자주 듣고 관심의 끈을 놓지 않다 보면 어느새 재즈에 익숙해지게 된다.
그러나 재즈에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 만큼, 처음에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재즈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전적인 스윙에서부터 최근의 애시드, 퓨전까지 재즈에는 매우 다양한 스타일이 있으며, 처음 듣는 사람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곡이 있는가하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곡들도 있다. 사람마다 다 취향이 있겠지만,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고 보컬이 있는 곡이나 보사노바 등과 같이 초보자들도 듣기 쉬운 곡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다가 점점 다양하게 재즈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좋다. 시작도 하지 않고 재즈가 어렵다는 것은 기지도 못하는 아이가 뛰기 힘들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마음먹기에 따라 재즈를 즐기는 것은 분명 어렵지 않다.
재즈는 비싸다?
재즈를 생각하면 의례 잘 차려 입은 사람들이 양주를 시켜 놓고 라이브 클럽에서 재즈를 듣는 장면이 떠오른다. 어쩌면 ‘재즈는 어렵다’는 편견보다는 ‘재즈는 돈이 많이 든다’는 편견이 재즈에 다가가는 데 더 큰 장애물일지도 모른다.
재즈가 부유한 사람들이나 즐기는 음악이라는 생각은 아마도 TV나 기타 다른 매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들과는 달리 재즈는 매체에서는 접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자신이 직접 음반을 구입하고, 공연을 관람하고, 라이브 클럽에 가야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음악이라는 것이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음반의 경우, 다른 장르보다는 다소 비싸지만 충분히 소장의 가치가 있고, 한두 장씩 모으다 보면 컬렉션의 재미도 남다르다. 또 굳이 CD를 구입하지 않아도 MP3를 이용하여 먼저 들어보는 방법도 있다.(지금은 유튜브로 들으면 된다)
공연의 경우, 다른 공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즉흥연주라는 재즈의 특성상 어느 장르보다 공연에 참여하는 의의가 크다. 또한 국내 뮤지션의 공연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무료로 하는 재즈 공연도 있으므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 JFB(www.jazzfamily.com)와 같은 커뮤니티를 이용하면 단체구매를 통하여 할인된 가격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고, 자체적으로 개최하는 재즈 콘서트에 참가할 수도 있다.(지금은 없어진 커뮤니티로 한때 2만 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커뮤니티였다. 내가 2020년에 창립하여 5년 간 운영했다)
라이브 클럽은 재즈가 비싸다는 인식의 주범이다. 클럽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음식값에 공연에 대한 비용이 포함되어 다른 카페에 비하여 가격이 비싼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맥주 한 잔 하면서 직접 연주를 감상하는 재미는 다른 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공연 티켓을 생각하면 준공연장의 성격을 지닌 라이브 클럽은 오히려 싸다고 말할 수도 있다. 또한 일반인은 가기 힘든 고급스런 클럽이 있는가 하면 입장료만 내고 몇 시간이고 라이브를 볼 수 있는 곳도 있으니 한 번 용기를 내볼만 하다.
다른 음악도 자신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면 비용이 들게 마련이다. 결국 ‘재즈가 비싸다’는 말보다는 ‘재즈는 능동적인 참여를 요구한다’는 말이 적절하다. 작은 말의 차이가 재즈에 대한 오해를 허무는 작은 물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 이제 재즈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조금 사라지는가? 재즈는 분명 멋진 음악이다. 지금 한 번 시작해보자. Jazz It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