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늬들이 재즈를 알아?

최용석
2026-09-29
조회수 88

오래전에 쓴 글이지만, 지금의 생각과 별로 다른 부분이 없네요.
조심스럽게 쓴 탓도 있고, 재즈에 대한 나의 생각이 변하지 않는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재즈는 음악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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늬들이 재즈를 알아?


캠퍼스스타일 2002년 11월호

최용석 재즈기획자



논어(論語) 옹야(雍也)편에 보면 “知之者는 不如好之者요 好之者는 不如樂之者니라”라는 구절이 있다.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뜻이다. 재즈 역시 아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것이, 좋아하는 것보다는 즐기는 것이 좋다. 그러나 반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진정 좋아해야 하고, 좋아하기 위해서는 아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나름의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재즈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재즈를 ‘즐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아는 것’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재즈란 무엇인가?

19세기말부터 뉴올리언스를 중심으로 집단적인 즉흥연주가 생겨났고,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은 이러한 음악을 ‘Jazz’라고 불렀다. 그러나 'Jazz'라는 명칭이 누구에 의해 언제,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재즈는 무엇일까? 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해보았을 질문이다. 그러나 이 질문에 명쾌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조금 안다고 하는 사람들은 ‘스윙감’이나 ‘즉흥연주’로 손쉽게 재즈를 정의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특히 재즈처럼 급격하게 진화하고 있는 장르도 드문데다가, 소위 크로스오버(crossover)라고 불리는 서로 다른 음악 장르들간의 교류가 빈번한 요즘에는 재즈를 정의하는 것이 더더욱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초기의 스윙이나 밥과 최근의 프리재즈와 퓨전재즈를 들어보라. 같은 장르의 음악으로 들리는가?

즉흥 연주

재즈를 설명할 때 클래식과 비교하면 이해가 빠르다. 클래식이 작곡자의 음악이라면 재즈는 연주자의 음악이다. 즉, 클래식의 경우에는 연주자가 작곡자의 의도를 얼마나 잘 해석하여 충실하게 연주하느냐가 중요하지만, 재즈의 경우에 곡은 단순한 테마에 지나지 않으며 연주자가 자기의 의도대로 연주할 수 있다. 특히 재즈 연주자들은 ‘즉흥 연주(Improvisation)’를 통하여 자신의 느낌과 개성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다. 그래서 “재즈에 명곡은 없다. 명연주만이 있을 뿐이다”는 말이 있다.
바로 이 즉흥 연주가 재즈를 다른 장르와 구별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특성이며, 재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관객들은 즉흥 연주를 통해서 연주자의 감정을 공유하게 되며, 긴장감을 느끼게된다. 그러나 즉흥적으로 연주를 한다고 해서 무작정 자유롭게만 연주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즉흥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높은 음악성과 기교는 물론 곡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이 필요하며, 이 때문에 재즈는 듣는 사람뿐만 아니라 연주하는 사람에게도 어려운 음악이다.

스윙

‘즉흥연주’ 만큼이나 재즈를 정의할 수 있는 것으로 스윙(Swing)이 있다.
스윙은 빅밴드와 더불어 1930년대에 한창 유행하던 재즈의 한 장르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것은 재즈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일종의 리듬감이다.
재즈가 흑인들의 음악이라고 말하는 것은, 재즈가 흑인들이나 크레올(흑인과 프랑스인의 혼혈)에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스윙으로 대표되는 재즈의 리듬감을 흑인들만큼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스윙감은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묘한 느낌이며, 이 짧은 지면에서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2번째와 4번째의 박자에 탄력적인 악센트를 부여하여 강한 율동감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스윙을 이해하려면 스윙곡을 여러 번 들어서 자기만의 느낌을 끌어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서점에 가면 재즈에 관한 책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인터넷에서도 재즈에 관한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남의 글은 가볍게 참고로만 읽어보고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를 권해드리고 싶다. 설익은 지식으로 잘못 설명해둔 것이 많고, 주관적인 글이 많기 때문이다.
제대로 재즈를 이해하려면 재즈 화성학까지 공부해야 하는데, 취미로 재즈를 즐기려면 재즈 뮤지션 이름 몇 개, 재즈에 관한 기본적인 상식 몇 개만 알아도 충분하다. 필자도 한때 재즈에 관한 책을 여러권 사서 읽어보았으나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조금 더디긴 하더라도, 직접 앨범을 사서 듣고, 클럽에 가고, 콘서트에 가보는 것이 재즈를 이해하고 즐기는데 더 큰 도움이 되었다.
누군가가 재즈를 조금 안다고 잔뜩 거들먹거리면서 “너, 재즈 알아?”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라고 하고 싶다. “모른다, 어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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